2009년 7월 16일 목요일

BOOK:: 『동경산책』『바다에서 기다리다』『도련님』

 

 

 

 

 

 

 

 

 

 

 

마치다 코우(町田庚)/전하연/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2007

 

이 책은 순전히 '동경산책'이란 제목과 표지의 알록달록 동경 여행 가이드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동경의 풍경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빌려봤던 책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방향의 책이었고, 다 읽지는 못했다. 반납기한이 걸려서-_-;

처음엔 '작가가 포착한 환상적인 도쿄'라는 부제에 '흠, 이거 뭔가 흥미진진하겠군!'했지만.

글쎄,,,,도저히 '환상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한 내용은 아니었던 듯. 물론 내가 끝까지 읽지 않아 뒤에 대반전이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이 책은 작가가 '표연'이라는 알 수 없는 것을 목표로 도쿄를 '산책'을 빙자한 '배회'를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라면 '표연하게 여행하는' 작가가 도쿄의 곳곳에서 느끼는 도쿄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_-

하지만, 일단 일차적으로 내 기대와는 좀 다른 내용이었다만, 다른 의미로 이 책은 참 신선하고 좋았다.

'도대체 이 작자, 뭐 하는 사람?;'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창의적이고 독특한 세계관과 망상의 에너지(;;). 가끔가다가 내비춰지는 세상 부조리에 대한 통쾌한 옹알이(쫌 모순이지만, 속으로만 호통치는 그의 모습이 쫌 귀여워서ㅎ). 보는 내내 주위 사람들 시선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히죽히죽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이놈에 작가, 전직이 펑크락 밴드 보컬리스트였단다. 나원참. 한마디로 정리가 되는구만ㅎㅎ

 

여튼, 반납 기한만 더 있었다면 다 읽었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서 다시 빌려 보지 않는 건 뭐?;)

 

 

 

 

 

 

 

 

 

 

 

 

이토야마 아키코(絲山秋子)/권남희/북폴리오/2006

 

 

표지 일러스타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 무쟈게 얇은 책의 두께. 정말 내 독서 성품(?) 다 까발려진다-_-;

표지에 '아쿠다카와상 수상작'이라고 뭐 얼마나 권위있는 상인지는 잘 모르지만 꽤 권위있으니 표지에 박아놨겠지. 여튼, 그렇다고 하는데,,,,흐음. 솔직히 잘 모르겠던걸?-_-;;

 

짧은 단편 두 개가 모여있는 단편집이다.

가뜩이나 얇은 책이 또 두 개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으니 그 각각의 단편은 얼마나 짧겠는가.

여튼, 읽는 나는 한 시간이란 시간에 후딱 읽을 수 있어 좋았고

내용도 뭐 하나 어려울 것 없는 이야기들이어서 또 좋았다.

 

처음 단편은 책 제목과 같은 '바다에서 기다리다'.

이 이야기 처음에 읽었을 땐, "엥? 이거 기담집이야?;;"했다. 무려 유령이 출현하신다-_-

물론, 신도와 불교, 온갖 다신교의 나라인 일본에서 '혼령'이란 전혀 낯선 소재가 아니므로, 또 그걸 알고 있는 나이므로 별로 이상할 건 업었지만 현대물에, 그것도 수상작에 유령이라니.

흠, 여튼 처음 쪼금 놀랐다가 곧 적응했다.

이름만으로는 성별을 구분하기가 아직 어려운 나로썬 이야기 속 두 인물이 '남-남'인지 '남-여'인지가 중후반부터 구분할 수 있었는데,(결국 남-여) 결과적으로 그 정도로 이성'친구' 간의 애틋한 '우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플러스 일본 소설 특유의 개인이 갖는 속사정에 대한 '표연한' 묘사.

꽤 분위기 있는 이야기였다.

 

두번째 단편은 '노동감사절'.

노동감사절이라 해서 처음엔 '엥? 중국 이야긴가?'했다. 노동절이 생각나서-_-

그런데, 알고 보니 일본에도 '노동 감사의 날'이란 게 있었던 거다-_-;;;

여튼, 이건 왠지 미래의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는데;;; 능력'없는' 노처녀의 최악의 맞선 이야기였다. 역시 플러스 여성으로 갖는 사회적 어려움을 조금 현실감 있게 그려낸 이야기.

정말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는 멍청이가 있단 말인가?'할 정도로 구시대적 남자가 맞선 상대로 나오는데(물론 여자 주인공은 뛰쳐나왔다;;)

그녀의 행동들이나(직장에서라든가) 생각들이 묘하게 나랑 똑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 나도 이렇게 억세면, 미래엔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걸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제발 내가 사회에 나갈 땐(정말 얼마 안남았다만-_-) 억센 여자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이길,,,,

하는 바람이,,,,,;;;;


+) 아무리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지만,

    참, 자기 자서전적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_-;; 저번에 읽었던 '스무살, 도쿄'도 그렇고,,,,

    이 단편(노동감사절)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했다고 한다,,,,참;

 

 

 

 

 

 

 

 

 

っちゃん

나쓰메 소세키()/육후연/인디북/2002

 

 

나도 이제 그 '명작'이란 거 읽어보련다.

,,,,,해서 읽은 건 아니고-_-;;

2학기 교양 중 '동양명작의 이해'라는 과목을 신청해 놔서 속독이 안되는 나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조금이라도 시간있을 때 읽어두려고 읽기 시작했다.

 

 

나쓰메 소세키. 이 얼마나 유명한 이름이란 말인가.

신권부터는 아니지만 구권 천엔짜리에 그 모습이 당당히 올라있기도 한 소설가.

얼마나 추앙받았으면 지폐에까지 올랐었을까.

여튼.

 

읽어봐야지,,읽어봐야지 하다가 이번에서야 읽게된 "봇짱, 도련님"은 좀 예상 외였다.

정말, 진짜 요만큼도 사전 지식이 없었던 나로선 "도련님"이란 제목만 보고선,

우리나라에서 갖는 "도련님"이란 단어가 갖는 이미지만 떠올리고는

'흐음, 어느 병약한 도련님의 구슬픈 이야기인가?'하고 멋대로 생각해버렸었다;;;

그런데 이건 뭐. 거의 GTO이던 걸?;;;

 

내가 기대했던 화려하고 수려한 문장력이라든가 하는 건 빌어먹을 번역체에(도대체 구어체를 문어체로! 로보트체로 하는 게 어딨어요!!ㅠㅠ) 묻혀 기대할 수 없었다만,(뭐, 그런 류의 소설도 아니었던 거 같다만) 충분히 '명작은 명작이구나'하는 생각을 갖을 수 있었다.

 

우선, 어릴적 사고뭉치로 유명했던 주인공은 부모님에게도 외면받을만큼 악동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일에 거짓 없이 솔직하고 정직한 것이 그의 성품이었다.

자신의 잘못도 바로바로 인정하고 시인할 줄 아는.

그런 그가, 도쿄에서만 살다가 시코쿠 시골의 한 중학교에 수학 교사로 채용되면서 겪는 사람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였다.

정말 잡아다가 한 대 속 시원하게 때려주고 싶은 인물에서부터 정나미 떨어지는 마을 사람들,

반면, 안쓰러울 정도로 당하고만 있는 쑥맥에 조금은 무모하지만 화끈한 싸나이 등등 정말 우리가 살면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인물상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였다.

 

봇짱, 우리나라 말로눈 '도련님'이라 했지만, 이는 어린 아이를 귀여워할 때 부르는 애칭과 같은 거란다('아가야-'같은). 이 소설 속  주인공을 처음부터 죽을때까지 무조건적으로(정말 조건이 없었던 건진 확실치 않으나-_-) 믿고 아껴주는 인물이 있는데 집안 하녀였던 '기요'다.

몰락 귀족의 후예로서 하녀로 주인공 집안에서 일하는 기요는 어릴 적부터, 주인공네 집안이

해체되고 주인공이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도 주인공을 '도련님'이라 부른다.

이는 아마도, 세상의 찌든 때에 물들지 않고 올곧고 정직한, 어떻게 보면 좀 모자란 듯한(;;) 그의 심성을 암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른이 되면 될 수록 하기 힘들어지는 자기 반성, 그리고 자신의 잘못의 시인, 고백 등등을 너무나도 당당하고 자연스레 하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봇짱' 소리를 들을만 했던 것 같다.

 

나는 과연 앞으로 살면서 '봇짱'으로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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