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4일 화요일

BOOK::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에쿠니 가오리

 

 

 

 

 

 

 

 

 

 

 

いつか記憶からこぼれおちるとしても

에쿠니 가오리/김난주/소담출판사

 

 

아주 짧은 단편집이다.

'에쿠니 가오리',,,,뭐 이젠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일본 여류작가.

워낙에 책을 잘 안 읽는 나이지만

이 분의 문체는 정말이지 감히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다.

(정말 몇 권 안읽어봤지만;;)

조금은 서늘하게 담백한, 그렇지만 매정하진 않은 그런 문체.

'냉정과 열정 사이'도 그랬고 '반짝반짝 빛나는'도 그랬고,,,,

 

그런데 이 책. 처음 읽었을 땐 솔직히,

",,,,,그래서 뭐?;;;" 란 생각을 좀 했다;;;

뭔가 옴니버스식으로 여러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냥 각각의 단편들로 묶어 놓은 단편집인데,

각 단편에 나오는 이 여자 아이들이 하나같이 다 범상치 않다.

그렇지만 역시 에쿠니상답게 담담하게 써내려 가고 있는데, 각 단편이 아무 결론 없이

'얘는 이러이러한 아이, 그리고 앞으로는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갈지 어쩔지는 모르겠음' 과 같은 식의 이야기 전개다.

....뭔가 교훈도 메시지도 없는 듯했다.

 

원래 '역자후기'같은 거 안읽는 주의다. 뭔가 내가 느낀 점같은 거 부정하고 부화뇌동 하는 거 같아서.

그런데 이건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읽었다.

그러다 확 꽂힌 문구ㅡ

 

      당시에는 나의 전부였을 그것들을 지금의 나는 기억조차 하지 않고,

      긴 시간을 두고 나를 형성해 온 많은 사건들 역시 그 의미마저 잊은 채 외면하고서,

      나는 현재를 아주 다른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이다.

       

                                            ................

 

      기억 창고 속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마치 다른 사람 보듯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러니, 나는 있는 것이다. 어디엔가, 내가 모르는 어느  깊은 틈 속에.

 

그래, 이건 정말 책의 제목 그대로,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질', 훗날 앨범을 들춰보기 전까지는 새까맣게 잊게 될 추억의 단편들이다.

사춘기 시절, 정말 이 세상에 내가 제일 불행하고, 내 고민이 제일 중()하다고 끙끙대던 그 시절.

그 땐, 그 고민들의 무게에 질식할 것 같이 심각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말짱하게 살고 있다.

언젠가 기억에서 새롭게 쌓이는 다른 기억들로 흘러 넘쳐 버린다 해도 그건 사라지지 않을, 내 일부인 거다. 실패한 결정 같아도, 말도 안되는 일 같아도 그것도 나의 결정이었고 내 일이었다.

 

 

 

이 책, 공교롭게도 어제 포스팅한 범프오브치킨의 'Arrows'랑 너무 잘 어울린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도.

 

 

   大丈夫 見つけたものは本物だよ 出会った事は本当だよ
   괜찮아 찾아낸 것은 진짜야 만난 것은 사실이야
   捨てられないから持ってくよ 迷子だった時も
   버릴 수 없기에 가지고 가는 거야 미아였을 때도
   出会った人は生き物だよ 生きてた君は笑ってたよ
  만난 사람은 살아 있어 살아있었던 너도 웃고 있었지
   迷ってた僕と歩いたよ 偽物じゃない荷物だよ
   방황하던 나와 걸었지 이 짐은 가짜가 아니야
  これだけあれば きっと僕でいられるさ
  이것만 있다면 분명 나는 나일 수 있을 거야


 

                                                              Bump of Chicken - 'Arrows'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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