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자: 08.12.22
팜플렛 겸 도장쿠폰 & 티켓 & 프로그램북 081221 6시 공연
2008.12.21.일요일 저녁 6시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그곳에선 오만석 배우의 첫 연출작인 뮤지컬 '즐거운 인생' 공연이 있었다.
김무열 배우의 '쓰릴미' 이후 첫 작품이기도 했다.
시험 전부터 김무열 배우 팬카페에서 하는 단관표 신청해 놓고 시험 끝나기만을 학수고대 했다. '쓰릴미'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리차드 역의 열연을 본 뒤였기에
리차드와는 완전히 다른 개그맨 지망생 고등학생 역이라니...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그는 배우였고 너무도 무리 없이 잘 소화해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
21일 자정까지 마감인 과제가 있어 미리 해놓으려고 점심도 못먹고 공연 보러 가기 전까지 초스피드로 날림으로 과제 마치고 신당동으로 마구 달려갔다.
다행히 늦지 않게 5시 45분에 세이브. 무열별 운영자로부터 표를 받아서 자리를 확인해보니....오! 입금 뒤에서 5번째로 했는데 자리는 B열 4번째줄 정중앙! 쓰릴미 때도 못앉아봤던 자리다ㅎ
블랙 로비에 있던 대형 브로마이드(?) 옆으로 너무 길어서 좀 짤렸음;
안경 도수가 조금 낮아서 선명히 보이진 않았지만,
워낙에 블랙이 아담하고 어디서든 다 잘보이는 극장이어서 괜찮았다. 시야도 확 트인 것이^^ 공연 10분 전 쯤 들어가니, 배우들이 모두 나와서 무대 위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오! 쉬어매드니스 처럼 공연 전 워밍업 같은 걸 하나보다.
ㅋㅋㅋ무슨 게임을 하면서 몸을 풀었는데, 진 사람은 공연장을 객석 뒤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나는 바보다','나는 왜이럴까' 따위의 자책성 구호를 외치며 돌았다ㅎ
무열 배우도 두어번 돌았는데 얼마나 웃기던지ㅎ(나는 왜이럴까 옛날엔 안 이랬는데..ㅋㅋ) 워밍업이 어느정도 지나자 학교 종이 띵동댕동-치더니 공연이 시작됐다. 아, 멀티맨이 나와서 공연 전 주의사항 말하고 천원 빌리고ㅎ
프로그램북 中 연습 사진
우와. 우선 음향이 빵-하고 시작하자마자 마치 신세셰에 온 듯 싶었다.
요즘 참...뭐 같은 이블데드 전용관 음향만 듣다가 충무아트홀의 그 편안한 좌석과 적당한 볼륨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향이란ㅜㅜ
공연 보기 전, 여기저기서 들려왔던 우려의 목소리, 여러 지적들 등등 들은 게 많아서 조금 걱정하고 알아서 마음 비우고 있었는데
오우! 마음을 비우고 봐서 그랬는지 전혀 좋았다ㅎ
사람들이 많이 지적했던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다'라는 것이 어떤 부분을 말하는 지는 알겠지만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동시공간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 다소 산만할 수 있겠지만,
재치있게 혹은 실험적으로 시도한 그 노력들이 보여서 나름 좋았다. 오만석 연출님의 극에 대한 욕심이 내비춰진 게 그저 귀여웠달까ㅎ
그리고 여러 멀티들의 완소 배역들도 난 맘에 들어서, 물론 비중이 적고 별로 극 전개 상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도 있었지만 괜찮았다ㅎ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역시 너무 소중한 뮤직 넘버들.
그 이름만으로도 인정할 수 있는 '헤드윅' 음악감독 이준 감독의 작곡/음악감독으로 탄생한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넘버들은 그 무엇하나 빠짐없이 모두 좋았다. 과연 이것이 창작인가 싶을 정도로(창작을 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라이센스에 비해서라는 뜻이다) 특히 이미 익히 들어서 완전 기대했던, 그리고 그 기대해 부흥했던 세기의 솔로곡 '새빨간 거짓말'은 진짜 좋았다.
(무열배우가 조금, 아주 초끔 힘에 부치는 것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대의 목소리로 그런 노래를 들으니 얼마나 심장이 뛰던지...)
세기 음악선생님 범진 역에 임춘길씨. 나름 싸인 받은 건데 하나도 안보인다ㅜㅜ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말처럼 세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심화된 이야기를 풀어가도 매우 좋았을 것 같다.
일단 메인이 되는 큰 이야기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져야 하는데,
너무 여러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보니 메인 스토리의 비중이 조금 약해졌던 것이다.
작품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만큼 어느정도의 깊이와 무게감이 조금은 있어야 할텐데
'(우느니) 차라리 웃지요'에 너무 비중을 둔 나머지 너무나도 살기 힘든 세상의 묘사와
'왜 차라리 웃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 소홀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원래 이 작품의 메인은 범준의 이야기인데, 작품 제목부터 해서 주제까지...솔직히 세기의 이야기가 더 메인에 맞지않나 싶다.
뭐, 내가 세기 역에 아니, 더 솔직히 까고 말해서 세기 역을 맡은 배우에 개인적인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카리스마 작렬했던 선영 역에 백주희씨. 처음에 날나리 여고딩도 이분이었단 거 눈치 못챘다는;;
뭐, 이번이 처음 올라온 공연인 만큼, 앞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거니까....
만약 손만 쫌 더 본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주제가 그렇게 참신한 건 아니지만, 극의 구성이 여러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제가 상투적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생각하게 해줄 수 있는 주제이고 나름 감동과 가슴 저 밑바닥을 울리는 힘을 가진 작품인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즈음에 '재밌는 얘기' 넘버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울컥함에 기어코 눈물까지 흘렸다.
하악-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완전 소중한 세기 역에 김무열씨. 춤 진짜 잘 추시더라;
신날 것 하나 없고 참 엿 같은 세상, 음악 같은 삶의 진동을 느껴라.
상황은 살짝 다르지만 요즘도 참 뭐 같이 어려운 시대인데, 내 자신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싶다.
"소나무야-소나무야-언제나 푸른 네 빛...."작품 처음과 마지막에 울려 퍼지는 같지만 전혀 달랐던 이 가곡이 이 '즐거운 인생'의 (아마도)제 2의 주제곡이다. 언제나 푸르게, 변하지 않는 빛을 간직하자는 그들의 외침이 참으로 와닿는 넘버였다.
뭐 산만하다느니 신파라느니 다 차치하고 엄청 유쾌하고 재밌고 신나는 두 시간 동안, 쓰릴미 학습으로 박수치는 게 아직은 어색했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공연을 보았다.
배우 김무열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ㅎ
아~1월 2일 공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 즐거운 인생~ 오! 행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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