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오후 두 시. 아빠와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서울프라자로 향했다.
이 날, 시청 앞에서 시위가 있어서 좀 소란스럽고 혼잡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심하지 않아서 미술관에 가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아빠 친구분들 내외와 함께 관람하게 되었다.(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했다-_-;;)
모네. 뭐 흔히 인상파 화가 중 손꼽히는 대표자이다.
그동안 학교 미술 책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수련'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몇 번 안가봤지만 미술 전시회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는 명함 사진만한 크기의 작품들이
실제로는 엄청 큰 대(大)작들이라는 점에서 진품이고 복사품이고를 떠나서
그 느낌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련' 시리즈와 젊은 시절 인상파로의 과도기적 작품들,
물의 화가라고도 할 수 있는 모네임만큼 센느강과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들,
그리고 지베르니의 정원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수련' 시리즈도 그 중 하나다.)
근데 그 지베르니의 정원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보면 같은 대상을 여러 번에 걸쳐
그린 작품들을 몇쌍 볼 수 있다. 물론 앤디워홀의 작품들처럼 '복제'된 것이 아니라
분명 같은 대상이지만 그때 그때 받은 인상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정말 너무 친절하게 인상파임을 알려주는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모네가 죽기 직전의 후기 작품들을 보면 거의 형태는 없고 색과 붓터치만 남아있다.
노화와 함께 백내장이 찾아와 생물학적으로 시력이 나빠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笑) 모네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인상'의 '본질'에 다가서려했던 것 같다.
그 '본질'이란 게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우선 모네는 그것을 '색깔'로 정의한 것 같다. 색깔이란 결국 빛이다. 그에게 있어 모든 물체의 핵심은 빛깔에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색'에대한 고찰은 그당시 프랑스 미술계에 불었던 일본화(畵)의 돌풍이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물론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이 미술계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고흐도 그랬고 모네도 일본화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었다.(그의 저택의 내부에는 벽마다 빽빽하게 일본화가 걸려있다)동양화 중에서 유난히 원색적이고 다채적인 일본화. 여기에 동야에 대한 신비함 등 복합적인 새로운 느낌과 경험이 '인상파'라는 혁신적인 시도의 밑바탕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89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간 모네는 그 긴긴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죽는 그 날까지 그는 색이라는 본질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고
그 시대 사람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사고와 시각을 갖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